깊은 숨 


DEEP BREATH







류지민 RYU JIMIN

이효진 LEE HYOJIN


2025. 9. 5 ~ 2025. 9. 26








Introduction

- 깊은 숨 DEEP BREATH  -

류지민 (@ryujimiiiiin) X 이효진 (@hong2_art)


히피한남 갤러리는 다가오는 아트위크에 맞춰 9월 5일부터 9월 26일까지 류지민, 이효진 작가의 2인전 <깊은 숨>을 개최합니다.

<깊은 숨>은 두 작가가 반복과 층의 축적을 통해 감각 너머의 풍경을 탐색해온 작업에 주목합니다.

류지민은 일상의 사소한 장면을 낯선 풍경으로 재구성하고, 이효진은 준법의 세밀한 일획을 통해 추상적 감정과 자연의 결을 포착합니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화면을 축적해온 두 작가는, 집중된 호흡 끝에서 환기되는 낯선 감각과 내면의 울림을 담아냅니다. 조용하고도 밀도 높은 이 호흡 속에서, 우리 안의 또 다른 풍경과 마주하시기를 바랍니다.


<DEEP BREATH> presents the work of Ryu Jimin and Lee Hyojin, who have long explored landscapes poised between reality and the imaginary through the accumulation of time, repetition, and layered perception.

The exhibition invites viewers to approach worlds that lie beyond immediate sensation, where concentrated breath gives rise to unfamiliar vibrations and evokes new, resonant landscapes.

Through refined yet dreamlike visual languages, the artists construct scenes that hover on the verge of vanishing, encouraging a quiet, attentive gaze that slowly unfolds into deeper awareness.



서문


히피한남 갤러리는 9월 5일부터 26일까지 류지민, 이효진 두 작가의 2인전 《깊은 숨》을 개최합니다.


<깊은 숨>이라는 전시 제목은 집중된 호흡 끝에서 마주하는 낯선 감각과 내면의 진동, 그리고 그로부터 환기되는 또 다른 풍경을 암시합니다. 두 작가는 이러한 주제를 토대로,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에서 발생하는 장면들을 섬세한 레이어링과 절제된 화면 구성으로 포착합니다.


류지민은 일상의 사소한 장면을 낯선 풍경으로 재구성하며, 희미한 기억과 자연의 파편을 새로운 장면으로 불러냅니다. 생성적 이미지와 감각적 레이어링을 통해 몽환적인 화면을 펼쳐내며, 현실의 틈새에서 또 다른 자연을 상상합니다.

이효진은 동양화 산수화의 준법을 현대적으로 변주하여 세필의 일획을 끊임없이 쌓아 올립니다. 작은 점과 선은 돌과 산으로 확장되며, 축적된 리듬 속에서 자연의 결과 감정의 흔적을 동시에 담아냅니다. 세밀한 화면은 추상적 풍경과 내면의 깊이를 함께 드러냅니다.


이번 전시는 서로 다른 접근 방식을 지닌 두 작가가 공명하며 만들어낸 호흡의 리듬을 통해, 관객으로 하여금 사라질 듯 머무는 장면들을 응시하게 한다. 조용하고도 밀도 높은 호흡 속에서 감각을 열어가는 시각적 경험을 제안합니다.


비평


「호흡, 삶의 감각」 

Breathing: The Sense of Life 


호흡은 곧 삶의 감각이다. 화폭과의 만남은 조용히 시작되어 어느 순간 작별을 고한다.

감정의 흐름은 끝에 닿아도 다시 숨 쉬고 싶어지는 욕망으로 이어진다.


류지민 작가는 삶의 모든 감각을 열고 호흡하는 작가다. 살아있을 때 열리고 맺는 호흡은 누구나 마주하는 숙명이자 의무다. 작가는 자신만의 화폭을 그려내며 원하는 느낌에 도달할 때 호흡을 맺는다.

초기 작업에서는 촬영한 이미지를 콜라주 형식으로 구성해 하나의 세계를 만들고, 이후에는 비슷한 구성 방식을 유지하면서 이야기성을 더해 기억에 대한 트라우마를 흘려보내듯 동화적인 표현을 시도한다. 그렇게 기억이 영원히 머무는 공간, ‘플랫랜드’를 만들어낸다.


최근에는 AI를 활용해 자신의 기억 속 장면과 비슷한 감각을 공유하는 이미지를 생성하고, 그 이유를 탐색하며 프로그램을 통해 이미지를 재구성한다. 여기에 일상에서 수집한 이미지를 덧붙여 현실과 환상이 공존하는 공간을 창조한다.

작가는 ‘기억에서 사라지는 것은 어디로 가는가’라는 질문을 중심에 두고 작업한다. 대학원 시절부터 흐려지는 기억의 과정을 형상화하고 다시 해체할 수 있도록 표현한다. 이후에는 기억을 고정할 수 없다는 전제 아래, 사라지는 기억에서 단어를 끌어내 전혀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이러한 시도는 마치 가상의 평행 우주에서 현실을 넘나드는 듯한 감상을 주며 시공간 개념을 무너뜨리는 경험을 제공한다.

작가는 예술이 결국 평안을 전하는 일이라고 믿는다. 그림을 통해 마음이 편안해지고 요동치는 감정이 정리되듯, 작품을 바라보는 이들도 평온과 명상의 기운을 느끼기를 바란다.


시각은 쉽게 익숙해지고 그만큼 쉽게 잊히지만, 고정되지 않고 끊임없이 변모하는 그의 작업은 여전히 기대감을 품게 한다. 오랜 시간 더 많은 이들에게 보여지며, 더 많은 이에게 치유의 순간을 전하기를 바란다.


이효진 작가는 긴 숨을 참은 끝에 다시 호흡을 시작한다. 기다림의 계절, 초록의 여름을 지나 몸이 기억하는 움직임으로 켜켜이 쌓아 올린 신작들을 선보인다.

작업은 우연을 가장한 추상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통제된 계획 속에서 이루어진다. 이 완결성 속에서 성실함이 드러난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어진 이효진의 색채는 깊이와 농담을 모두 품는다. 전체적으로 고요함과 평온함을 지향하면서도 시간에 따라 리드미컬한 색의 변주가 나타난다.

작가는 동양화의 전통 재료만을 사용하며 부수적인 재료는 배제한다. 한지를 붙이고 아교로 포수한 뒤 바탕칠을 하고, 다시 화폭으로 옮겨 세필로 그린다. 하나의 작업을 마무리하면 다음 작업으로 이어가는 방식이다. 그림물감 대신 겹겹이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깊이를 만든다.

세필로 완성된 이미지는 점이 아닌 획으로 이루어진다. 끊기지 않고 이어진 획들이 모여 덩어리를 형성하며, 때로 드러나고 때로 감춰지면서 준법 속에 간결함과 세련됨을 동시에 드러낸다.

작업은 보는 이에게 고정된 이미지가 아니라 흐르고 표류하는 이미지로 다가간다. 어떠한 배치에서도 본질을 해치지 않으며, 유연하고 열린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Pradise’ 속 동그란 이미지는 관객에게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 작가는 이를 ‘풍선’이라는 키워드로 제안하지만, 해석은 보는 이의 몫이다.

풍선은 이중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호분을 다섯 번 이상 덧입혀 이질감을 강조한 형태는 생경함과 동시에 호기심을 자극한다. 공기가 빠지면 허탈함을, 가득 차면 자유로운 상승감을 전하며, 쓰러지기도 하고 날아오르기도 하며 긴장감을 증폭시킨다.

작품 속 동쪽으로 우상향하는 흐름은 어떤 것이 왔는지 혹은 간 것인지 분간할 수 없게 한다. 이 불분명한 움직임은 작가가 현재 처한 상태를 드러낸다.


작가는 자신의 절실함을 작품 곳곳에 심는다. 자신을 이해받고 제대로 알아보길 바라는 마음으로 정체성 코드를 담아온 것이다. 이는 일시적 감정이 아니라 오랜 시간 쌓인 내공에서 비롯된 결과다. 이번 전시는 그 정제된 시간의 흔적이 화폭 속에 드러나는 자리다.


두 작가는 모두, 고요히 바라보는 시간을 만들어내기 위해 치열하게 싸운다. 자신의 한계를 숨을 참으며 마주하고, 마치 심해를 향해 잠수하듯 깊이 내려간다. 그러다 다시 숨을 쉬기 시작한다. 그것이 바로 그들의 호흡이다.

 

류지민 작가가 기억을 끌어안으려는 태도, 이효진 작가가 기억을 새로운 형상으로 풀어내려는 시도는 모두, 더 순수하고 단정한 호흡을 하려는 몸짓이다.


우리는 인생의 중요한 순간을 더 풍부하게 인지하기 위해 시간 감각을 사용한다. 그래서 실제로 기억에 남은 순간일수록 시간이 더 길게 느껴진다. 기억은 과거의 경험이 현재와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의미를 형성해나가는 열린 시간이다. 두 작가의 호흡이 만들어낸 이미지가 관객의 마음속에 오래 머물기를 바라며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오래도록 지속되기를 바란다.


- 아트디렉터 김은주 @lia_rang



Artwork (대표작)

류지민 - 자라나는 방 Growing room, 2025, 장지에 복합재료, 91 x 234cm
류지민 - 자라나는 방 Growing room, 2025, 장지에 복합재료, 91 x 234cm
이효진_Paradise 6_2025_장지에 채색_117 x 73cm
이효진_Paradise 6_2025_장지에 채색_117 x 73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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